홍하문 운달산김룡사소재지: 경상북도 문경시 산북면 김용리
대구 대범산악회() 2007년 8월21일(매월 셋째화요일) 오늘은 정기 총회이며 약간의 산행을 하고 계곡에서 어름 같은 물에 발 담그고 소주한잔 기가 차든 군요 그리고 특별히 점심까지 준비하여 즐겁고 음식도 푸짐하여 배부르고 유이한 하루였습니다. 집행부 여러분 감사합니다. 정경조 신임회장님 귀 산악회에 무궁무진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이 문에 들어오면 안다는 것을 버려라'
운달산(1,097m) 서남쪽으로 흐르는 운달 계곡으로 들어서면 수림으로 둘러싸인 김룡사가 문득 나타난다. 일주문 현판엔 홍하문(紅霞門)이라 쓰여 있다. ‘붉은 노을 문’이라! 그러나 이는 그리 낭만적인 뜻이 아니다.
‘붉은 노을은 푸른 바다를 꿰뚫는다’ 는 홍하천벽해(紅霞穿碧海)에서 따왔는데, 이는 성철 스님이 평소 즐겨 하시던 말씀으로 용맹정진을 통해 얻는 깨달음을 말한다. 또 주련엔 이렇게 쓰여 있다.
‘이 문에 들어오거든 안다는 것을 버려라(入此門來莫存知解) / 비우고 빈 그릇에 큰 도가 가득 차리라(無解空器大道成滿)’. 그래 한번 다 버리고 들어서보자.
김룡사는 588년(신라 진평왕 10), 운달조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데, 몇 번의 화재로 대부분 불에 탔고 중창을 거듭했으나 1997년에 다시 큰불이 나 대웅전을 제외한 많은 불전이 화마에 사라졌다.
따라서 대웅전 주변의 전각과 당우들은 최근 다시 지은 탓에 예스런 맛은 좀 떨어진다.
대웅전 마당엔 노주석 2기만 서있는 게 특이하다. 야간 행사가 있을 땐 석등이 아니라 노주석 위에다 관솔불을 놓아두고 어둠을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탑은 금당 앞이 아니라 응진전 뒤쪽으로 물러나 있다. 대웅전은 공포의 처마밑 장식인 살미가 아름답다. 살미 사이엔 물고기, 다람쥐, 새, 국화문, 연꽃문 등 다양한 동식물이 보일 듯 말 듯 하니,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즐거움이 있다.
언덕의 약사여래석불 앞에 앉으면 금강송에 둘러싸인 아늑한 산사가 한눈에 들어온다.
풍수가들은 김룡사의 가람은 소가 누운 형국인 와우형(臥牛形)이란다. 그래서 지맥의 흐름에 따라 약사여래석불을 세우고 탑을 두었다. 이런 지세에선 큰일을 하는 인물이 나온다.
조계종 종정을 지내셨던 성철·서암·서옹, 그리고 법전 스님이 이곳에서 수행을 하고 밖으로 나가 큰 이름을 떨쳤으니 허언은 아닌 듯하다. 고승들은 모두 소의 눈에 해당하는 동쪽 계곡 너머의 명부전에 머물렀다 한다.
김룡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비구니 암자인 대성암이다. 절문을 나와 대성암으로 올라가다 보면 길 양쪽으로 전나무 숲이 장관이다. 500m도 안 되는 짧은 길이지만 정말 예쁘다.
국내에서 유명한 오대산 월정사나 변산 내소사의 전나무 숲보단 연륜이 짧고, 길가의 전봇대가 거슬리긴 하지만 제법 품위가 넘친다. 그 숲엔 단풍나무, 느티나무, 떡갈나무가 짙다.
김룡사 숲이 이렇게 잘 보존된 이유는 운달산이 능묘의 제사에 쓰이는 향목과 목탄을 조달하기 위해 수목을 보호하던 향탄봉산(香炭封山)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숲도 불법도 모두 울창한 김룡사의 으뜸은 이렇듯 자연의 후광이라 할 수 있다.
이 길을 느릿느릿 걷다보면 욕심은 버려지고 대신 녹색 산소에 마음은 한없이 평화스러워진다. 절집 앞 계곡엔 냉기가 철철 넘쳐나니 이른 더위를 식히기엔 더없이 좋다. 일주문에 쓰여 있던 글귀의 뜻을 이제야 조금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竹齋 權赫武
서무광(낙원 직전회장)
○ 운달계곡
태고이래 도끼소리 모르고 자라온 수림이 대낮에도 하늘을 가리듯 빽빽히 들어선
원시림이 버티고 서 있어 웅장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골짜기마다 흐르는 계곡에는 한여름에도 손을 담그면 얼음덩어리를 띄워놓은 듯 차가워서
냉골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그 물속에 발을 담그고 하늘을 뒤덮은 숲의 계곡바람을 맞고 있으면
뼈속까지 서늘해 지는곳 이다.
수령300년이 넘는 전나무 숲속에는 군데군데 천수를 다한 고목들이 조각품마냥 운치를 더해주고
이름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이 이방인의 혼을 뺏어 갈 듯한 울창한 숲의 터널을 걷다보면
우측으로, 수림으로 둘러쌓인 고찰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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