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보다 귀한 두 글자 (다산 정약용)
근(勤)과 검(儉),
너희들에게 물려 줄 밭뙈기도 장만하지 못했으나 오직 정신적인 부적 두 글자를 주니
마음에 지녀 잘 살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거라.
너희들에게 그것을 물려준다고 너무 야박 하다고는 말라.
한 글자는 ‘근(勤)’ 이고 또한 글자는 ‘검(儉)’이다.
이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도 나은 것이니
일생동안 써도 닳지 않을 것이다.
‘부지런함(勤)이란 무엇을 뜻하는가?
오늘 할 일로 내일로 미루지 말며, 아침에 한 일을 저녁때로 미루지 말며,
맑은 날 해야 할 일을 비오는 날까지 끌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늙은이는 앉아서 감독을 실천에 옮기고 젊은이는 힘든 일을 도맡으며,
병이든 사람은 집을 지키고 부인은 길쌈하기 위해 한밤중이 넘도록
잠을 자지 말아야 한다.
요컨대 집안의 상하 남녀간에 단 한 사람도 놀고먹는 사람이 없어야 하는 것이다.
또는 일 도중 노는 시간이 잦아서도 안 된다.
이런걸. 부지런함이라 한다.
‘검(儉)이란 무엇인가?’
의복은 몸을 가리기만 하면 그것으로 일단 족하다.
고운 비단으로 지은 옷은 조금 해지기만 하면
세상에서 볼품없는 걸레로 변해 버리지만
질기고 값싼 옷감으로 된 옷은 약간 해진다 해도 볼품이 없어지진 않는다.
한 벌의 옷을 만들 때마다.
앞으로 계속 오래 입을 수 있는 지 없는지를 생각해서 만들어야지,
곱고 아름답게만 만들어 빨리 해지레 해서는 안된다.
생각이 이 정도에 미치면 옷을 만들 때 꼭 곱고 아름답게 만들지 않고 ,
질박하고 질긴 것을 고르지 않을 사람은 없으리라.
음식이란 목숨만 이어가면 되는 것이다.
아무리 맛있는 고기나 생선이라도 입안으로 들어가면 이미 더러운 오물로 변해 버린다.
삼키기 전에 이미 사람들은 싫어한다.
인간이 세상에서 귀하다는 것은 정성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전혀 속임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하늘 을 속이는 게 제일 나쁜 일이고,
임금이나 어버이를 속이거나 농부가 같은 농부를 속이고 상인이 동업자를 속이면
모두 죄를 짓게 되는 것이다.
단 한 가지 속일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건 자신의 입과 입술이다.
아무리 맛없는 음식도 맛있게 생각하고 입과 입술을 속여 잠간 동안만 지내고 보면
배고픔이 가셔 굶주림을 면하 수 있을 것인즉 이렇게 해야만
현명하게 가난을 이기는 방법이 된다.
지난여름 내가 다단에 지내며 상추로 밥을 싸서 먹고 있을 때 옆 사람이 구경하고는
“상추로 싸먹는 것과 김치 담아먹는 것은 무슨 차이가 있는 겁니까? 라고 묻더라.
“그건 사람이 자기 입을 속여 먹는 법입니다”
말하며 적은 음식으로 배부르게 먹는 방법에 대하여 알려 준 적이 있다.
어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이러한 생각을 지니고 있어야한다.
맛있고 기름진 음식만을 먹으려 애써서는 결국 변소에 가서
대변보는 일에 정력을 보비 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당장의 어려운 생활 처지를 극복하는 방편만이 아니라.
귀하고 부유한 사람과 복이 많은 사람. 선비들의 집안을 다스리고
몸을 유지해가는 데 있어서도 지혜로운 방법이 된다.
‘근’ 과 ‘검’
이 두 글자는 손을 댈 곳이 없는 것이니 너희들은 절대로 명심 하도록 하여라.
책: 다산 정약용의 세상사는 이야기
“내 아들 딸들아 세상은 너의 것이다.” ***옮긴이 //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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