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문학산책

고향마을 댁골 / 허정자

죽재권혁무 2009. 1. 2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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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마을 / 댁골

    "내 친구 생각나는 날" 글/ 허정자
    우리는 이런 시절 있었단다. 영일만 뒷산 진달래 필 때면 내 짝 옥이랑 둘이서 김소월 시 외우며 진달래 꺾어 꽃 방맹이 만들어들고 우리 같은 동네 시집가서 늘 같이 보면서 살자고 그랬지 정말 우리는 우연찮게 대구로 같이 시집와 같은 동네 살았지 그런데 구비 도는 세월 물 쌀에 너는 서울 나는 대구로 우리는 해어져 산다마는 지금 어떠냐? 너희 아들 이제 박사 학위 받았니? 영국 유학 6년 동안 너의 새벽기도 쉴 날 없이 비가 오나 눈이오나 다니든 너의 모습 자꾸 생각이 난다 흔한 박사 많아도 교수 자리 적다는데 듣자하니 며느리가 아이들 둘 버려두고 영국 들어 가버렸다는데 정말이냐 그럼 어쩌니? 또 그 짐 맡았니? 원. 세상에 이제 짐 벗어 던지고 고향마을 진달래 보러가자고 하려했더니 끝없는 인생 수레바퀴를 타고 또 돌고 있단 말이냐. 그 며느리 박사학위 받을 때 까지 또 기다려야하니 오늘 아침 공기 너무 좋으네. 곧 복사꽃 피겠다. 옥아 오늘 아침 산책 갔다가 진달래 망울 보고 너와 내가 자주 가던 고향 마을 뒷산 진달래 생각이 나는구나. 이맘때 되면 바구니 들고 쑥이랑 냉이랑 케면서 약산 진달래 아름 따다 가시는 걸음걸음 마다 뿌리오리다. 노래 부르며 우리는 나물케는 처녀였었지 이제는 환갑을 바라보면서 어느 세 반백이 넘어 살아온 뒤를 돌아본단다 내일은 혼자라도 고향 뒷산 가봐야겠다 다시 바빠진 너의 삶을 보니 가슴 아프다 애타는 부모 간장은 끝이 없나보다. 너 가 대구 살았을 때는 너 차로 고향 뒷산 자주 갔었는데 내일은 혼자라도 갔다 올게 60k만 밟고서 내려오다 동해안 해안도로 너와 같이 가면 좋은데 민박 하루하고 일출도 보고 오면 더욱 좋으련만 그래도 건강해라 그래도 귀여운 손자들 재롱에 넋을 잃고 있을 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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