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문학산책

노루귀 꽃 / 수현의 시

죽재권혁무 2007. 9. 6. 15:58

 

 

 

 

 

                             노루귀 꽃


글/ (수현) 허정자


순서 없이 기울어진
나뭇잎사이로
쉴 새 없이 밀어내는 세월의
바람 속에 하얀 옷을 입고

깊은 잠을 자고 있는 땅 위로
고개 쭉 내밀어
누굴 기다리고 있는지
무슨 사연 있기에
모진 추위 상관 않고 나와 섰느냐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
얼룩진 구름 거느리고
서릿발로 다가선 땅위에
혹시나
부질없는 속앓이로
가슴 태우는 일은 없는지

해동 하면
찾아오마든 그님 약속 잊었나
시샘바람 불어와 상처 날까 무섭다
털 송송 꽃대공 바람막아 줄듯하네



시 하늘 2007년 봄호